아침상을 물리고 발코니로 다가가니 따가운 볕이 창문을 뚫고 마루로 강하게 내리쬔다.
어제가 초복이니 삼복더위가 기승을 떨치겠다는 선전포고의 모양새다.
멀리 능경봉엔 옅은 구름이 살짝 걸쳤으나 하늘은 그저 조용하다.
불과 이틀전에는 세상을 삼키기라도 할 듯 하늘채 계곡에 폭우를 쏟아 송천강을 가득 메우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시침 뚝 따고 그저 따가운 아침햇살을 보낸다.
이러다 수틀리면 콩알같은 강우를 또 쏟을지도 모른다.
변화무쌍하면서 늘상 맞는 자연이나 격동의 세월속에 새록새록 맞이하는 대관령 생활사는 이렇게 또 하루를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