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줄기 따라...(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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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관령두메길 댓글댓글 0건 조회조회 93회 작성일 25-05-17 10:03본문
임찬호 글 / 두메길 코스운영 담당 이사(부회장)
태백산맥 줄기 따라
굽이치는 강원도의 숨결 속, 해발 832미터
고개를 넘어 이어지는 대관령 두메길은 산과 마을, 구름과 바람이 천천히 이야기 나누는
고요한 산책로이다.
이 길에 들어서면
사람의 시간은 잠시 멈추고
자연의 시간이 대신 흐르기 시작한다.
하늘과 맞닿은 숲길엔 솔향이 짙고, 풀벌레 소리마저
이방인을 반기는 듯하다.
송천에서 시작해 호젓이 걷다 보면,
양떼목장의 들판을 건너고 바람이 만들어낸
구름 그늘이 두 어깨 위를 살포시 감싸 안는다.
대관령 능선 위로 펼쳐진 풍광은
화려하지 않되, 그 담백함으로
마음을 오래 머물게 한다.
봄이면 새순의 푸름이 발길을 이끌고,
여름이면 안개 속 이슬 내음이 길동무가 되며,
가을엔 노란 잎이 나뭇가지마다 작은 시 한 구절씩 걸어놓는다. 겨울이면 눈발이 두메길을
덮으며 온 세상을 조용히
감싸 안는다.
두메길은
단지 목적지를 향한 길이 아니다.
흙길 위를 걷는 이의 숨결 하나하나가
이 고장 사람들의 삶과 자연의 숨소리와 포개지며
또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대관령 두메길은
강원도의 정직한 품성을 닮았다.
말 없이, 꾸밈 없이, 그러나 속 깊은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그리하여 이 길을 걷는 이는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나란히 걷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두메길은 그러한
여정을 조용히 품어주는 하나의
따뜻한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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