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에서 강릉 남대천까지 단오의 숨결을 따라 달리는 하루... > 동아리소식

#대관령mtb 코스 탐색

대관령에서
강릉 남대천까지
단오의 숨결을 따라 달리는 하루...

바람이 머무는 곳, 대관령 이른 아침,
우리는 조용히 mtb에 올라탔다.횡계 시내에서
출발 대관령 체험학교를 지나면, 고요한 숲길을 따라 대관령 고개로 이어지는 가벼운
오르막이 시작된다.

매년 음력 4월 15일,
선자령 초입 국사성황당에서는 천 년을
이어온 제의가 열린다.신목에 오색 천이 감기고, 범일국사와 정씨처녀를 모시는 합사 의례가
조용히 봉행된다.

김유신 장군을 모시는
산신제를 시작으로, 범일국사를 맞이하는
국사성황제가 이어지고, 그 의식을 따르듯 신의 혼을
품은 나무와 함께 대관령 옛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

그 자체가 제의의
연장선이며 공동체의 기억을 잇는 순례가 된다.

오늘 우리는
그 길 위를 mtb로 달린다.
대관령 비석 앞에서 숨을 고른 뒤, 사임당 사친시비와
반정을 지나 초막골과 어흘리를
스치고,

바퀴는 굴면동삼거리와
성산회전교차로, 성산사거리, 성산교차로를 지나며 조용히 시간을 되짚는다.

성산은 대관령 고원의
마지막 숨결이 닿는 마을로 밭을 일구는 농부의 손짓,
그 사이로 피어나는 감자꽃과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은 오늘의 여정이 단순한 운동이 아닌,
사람과 계절, 기억을 잇는
순례임을 말해준다.

금산2교차로에서 관동대 방향으로
우회전후 가벼운 오르막을 힘차게 넘어가고,
회산로에서 강변로로 접어들면, 공기가 달라진다.
촉촉한 강바람이 폐를 채우고, 강변을 따라 남대천변 자전거길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우리 몸은
자연과 점점 하나가 된다.

멀리서 풍물 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점점, 단오장에 가까워지고 있다.

내곡교를 지나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한 편의 축제 그 자체다.
강릉 단오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축제는 오늘도 여전히 삶과 전통,
기원의 무대 위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씨름판에선 웃통을 벗은 선수들이
모래를 일으키고, 커다란 둥근 돔 내부에서는 써커스
줄 위를 걷는 이의 긴장이 떠다닌다.

그네에 몸을 실은 사람은
한껏 하늘을 향해 날고, 장터엔 단오 부채와 오색실이, 시원한 음료와 단오떡이 사람들의
손길을 붙잡는다.

우리도 그 틈에 앉아,
감자전을 나누고 한 모금의 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사람들의 웃음, 한복 자락의 춤,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재잘거림이
시간의 층을 넘나들며 우리 mtb
라이더들의 마음을 한층
일렁이게 한다.

해가 아직 중천이지만, 다시 mtb에 오른다.
왔던 길을 되짚으며 성산을 넘어 대관령 능선으로 향하는 길, 햇빛이 남대천 위에 드리워지고,
산그늘 아래 하루가 접힌다.

오늘의 라이딩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선 여정이었다.
대관령 고개에서 시작해, 성산을 지나
남대천까지 자연과 전통 그리고 삶과 신앙이 한데
어우러진 길 위에서 우리는 느리게 흐르는
삶이 주는 깊고 조용한
평온을 배웠다.

바퀴 아래 차곡차곡 쌓인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단오의 숨결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우리 기억의 한 페이지에
머물 것이다.

[코스정보] 총거리 54km / 총 상승고도 1,093m

[코스요약]
횡계시내 -> 대관령 체험학교 -> 대관령 비석 ->
신사임당사친시비 -> 대관령 옛길  표지석 ->
반정 -> 초막골 -> 어흘리 -> 대관령 박물관 ->
굴면동삼거리 -> 성산회전교차로 -> 성산사거리
성산 교차로 -> 금산2교차로 -> 회산로 ->
강변로 -> 내곡교 -> 단오장터 ->
횡계 (복귀)

[소요시간] 6-7 시간

[난이도] 중급